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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이유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책 읽는 것을 싫어했다. 세상에는 더 재미있는게 훨씬 많은데 왜 책을 읽어햐 하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입대를 하고 훈련소에 있을때였다. 여유시간에 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는 동기들과 떠들거나 편지를 쓰거나 책읽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물론 할게 그것밖에 없어서 이기도 했지만 뭔가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 마음이 편한 성격탓에 푹 빠져있었던 것 같다. 소등후에 책을 마저 읽고싶어서 화장실에 가서 몰래 책을 읽은 적도 있다. 지금은 그 정도로 책을 읽지는 않는데 그 때 책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때 얻은 지식들이 그 전 21년 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지식보다 많을 거다. 그때부터는 이전과는 다르게 세상을 본다. 다르게 보인다는 맞는 표현이려나. 식상한 말이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 예전의 내가 우물안의 개구리보다 불쌍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책보다 재미있는게 많다 당연히. 그런데 그걸 다 경험해보지 못한다. 경험하고 싶지 않더라도 경험해 두는게 좋은 경험도 있다. 그것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잇다. 책에 내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책을 읽는 주된 이유가 그것이다.

요즘은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소비와 간접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 책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더욱 더 발전된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말정말 큰 문제는 정보와 경험의 질적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책읽기에 재미를 붙였을 때 닥치는 대로 골라 읽었다. 말그대로 ‘독서’가 아닌 ‘책 읽기’ 였다.

정조 이산은 독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독서는 체험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참으로 정밀히 살피고 밝게 분변하여 심신으로 체득하지 않는다면 날마다 수레 다섯 대에 실을 분량의 책을 암송한다 한들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나도 같은 생각이다. 정보와 지식, 경험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정조의 말을 빌리면 “참으로 정밀히 살피고 밝게 분변하여 심신으로 체득하여야한다.” 인터넷을 통한 지식습득과 간접 경험은 그 질차이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밝게 분변한는 능력이 충분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책은 다를까 책도 마찬가지로 분명 좋지 않은 책이 있다. 조금 강한 어조일지 모르지만 나는 “쓰레기 책”이라고 한다. 그런 책은 정말 위험하다. 나비의 날개짓이 토네이도를 일으키듯 잘못된 정보를 담은 결국 책은 누군가에게 큰 피해로 다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시중에 나와있는 종이 책은 사실 어느정도는 앞서 몇번 걸러진 책이라 볼 수 있다. 저자의 능력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던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라 던지, 출판사에서는 이익을 위해 책을 충분히 검수한다. 요즘에는 비교적 출판하는게 쉬워지고 1인출판도 가능해서인지 어떻게 출판된었는지 모를 책들도 있지만.. 확률적으로 양질의 경험을 담고있는 책이 많다. 그래서 책으로 앞서말한 ‘밝게 분변’하는 능력을 먼저 키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만약 당신이 알고있는 유명한 부자가 당신에게 돈을 번 방법과 금융, 경제에 대한 지식을 알려준다면 어쩌겠는가??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누구나 닮고싶은 인물이나 존경하는 인물이 있을 것이다. 거창하게 말고 그냥 그 사람이 어떤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거나 대화해 보고싶은 사람들. 내 경우에 지금 떠오르는 인물들은 소크라테스, 버락 오바마, 이국종 교수님, 유시민 작가님, 이기주 작가님 등 많은 분들이 생각나는데 여러분은 여러분이 떠올린 그들이 쓴 책을 읽어 봤는지 생각해 보자. 그 사람들의 이때껏 인생을 살아오며 겪은 경험들, 쌓은 지식들을 읽기 좋게 묶어두었다. 단돈 몇만원이면 언제든지 원할 때 읽을 수 있다. 그런데도 그 시간이 아까운가? 그 값이 아까운가?

나도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그 즐거움과 긍정적인 면들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경험을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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